[Y터뷰] 손호영, 솔로 20년의 깨달음 "노력만이 답은 아니더라"

[Y터뷰] 손호영, 솔로 20년의 깨달음 "노력만이 답은 아니더라"

2026.10.14.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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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도 되고, 가끔은 도망쳐도 돼”…신곡 ‘Go Our Way’에 담은 위로
-‘미소천사’ 뒤 예민함까지 받아들인 시간…“이제는 나를 조금 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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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라는 시간은 한 사람의 음악을 설명하기에 충분히 길지만, 그 시간을 지나온 당사자에게는 의외로 실감하기 어려운 숫자이기도 하다. 2006년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한 손호영도 마찬가지였다. god라는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홀로 무대에 섰던 순간부터 어느덧 20년. 그는 새 노래를 만들고 다시 공연을 준비하면서 비로소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젊은 시절의 손호영은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데 익숙했다. 컨디션이 흔들려도 이유를 찾기보다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노력하면 결국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예민함과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오래 가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배웠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제일 달라진 건, 제가 예민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게 된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을 점점 알아가는 과정이었던 거죠. 예전보다 저 자신을 훨씬 더 잘 알게 됐고요. 그때의 저한테는 ‘넌 예민한 아이니까 그걸 인정하고 미리 관리를 해야 해. 컨디션이 안 좋은 건 자연스러운 거니까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번 신곡 ‘Go Our Way’에도 그런 변화가 자연스럽게 담겼다. 예전의 그가 한쪽 길을 끝까지 파고드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돌아가거나 피하는 선택 역시 틀리지 않다고 말한다. ‘수많은 시선과 소음에서 벗어나겠다’는 소개 문구 역시 타인의 시선을 오래 의식하며 살아온 시간과 맞닿아 있다.

“맞아요. 예전에는 시선을 훨씬 더 많이 의식했어요. 그때의 저는 ‘노력하면 다 된다’는 고집이 있었고, 한쪽만 계속 파고드는 노력파였거든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그게 꼭 정답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Go Our Way’에는 돌아가도 되고, 피하거나 도망쳐도 된다는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았어요.”

무엇을 노래해야 지금의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러울지도 오래 고민했다. 결론은 거창한 선언보다 ‘괜찮다’는 한마디에 가까웠다. 가사의 방향을 잡는 데만 석 달이 걸렸고, 결국 직접 노랫말을 완성했다.

“제 나이와 지금 위치에서 거부감 없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뭘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결론은 ‘괜찮아, 돌아가도 돼, 가끔은 도망쳐도 돼’라는 위로였어요. 가사 테마를 잡는 데만 3달 정도 걸렸고요. 작사가분들이 써주신 가사도 봤는데 마음에 딱 차지는 않아서, 결국 제가 2~3일 만에 직접 완성했어요.”

5년 만의 솔로 컴백을 디지털 싱글로 시작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오랜 공백이 만든 부담을 한 번에 넘어서려 하기보다 다시 출발하는 데 의미를 뒀다.

“솔로 앨범을 준비하는 것 자체에 부담과 두려움이 좀 컸어요. 그래서 계속 미루게 됐죠. 그런데 20주년만큼은 더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디지털 싱글로 스타트를 끊었고, 다음 곡도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손호영에게 노력은 오랫동안 가장 익숙한 해답이었다. god 이후 홀로 음악을 시작했을 때도 그랬다. 자신에게 남은 것은 연습뿐이라고 믿었고, 하루 8시간씩 노래를 부르며 부족함을 메우려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솔로를 시작할 때 제가 배운 지식이나 음악적인 기반이 사실 다 JYP와 god 안에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뭐지?’를 고민했고, 결국 ‘연습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진짜 거짓말 안 보태고 하루에 8시간씩 노래 연습을 했어요. 그런데 운동은 하는 대로 근육이 붙잖아요. 노래는 8시간씩 한다고 생각만큼 늘지가 않더라고요. 그게 너무 스트레스였어요. 주어진 의무를 다하면서 정말 무식하게 앨범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솔로 활동은 노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지금의 그는 노력 자체보다 노력하는 방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적절한 휴식과 자신에게 맞는 속도까지 갖춰져야 비로소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어느 정도 적당한 재능이 있다면 노력으로 기본 허들은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오래,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적절하게 쉬는 것도 필요하고, 여러 요소가 같이 맞아야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지금 계속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에 있고, 매년 공연을 하면서 ‘아, 나 조금씩 늘고 있구나’ 하는 걸 느껴요.”


성장의 기준도 달라졌다. 더 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무대를 즐기는 일이 됐다.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비로소 무대 위에서 힘을 빼는 법도 배웠다.

“가창력도 그렇지만, 즐기는 걸 같이 느끼게 된 순간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공연 리허설을 충분히 못 하면 마음이 불안해서 온전히 즐기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조금 내려놓고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성장과 즐김이 같이 찾아온 것 같아요.”

밝은 이미지 뒤에 있던 내면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미소천사’라는 별명은 지금까지도 손호영을 대표하는 수식어지만, 정작 그가 많이 웃었던 이유는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랐다.

“제가 많이 웃는 이유가 사실 성격에 자신이 없고 겁이 많아서예요. 겁이 많은 아이들이 무서울 때 웃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도 그런 부류인 것 같아요. 내면에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 계속 버티고 견디는 노력을 해왔던 것 같고요. 대중에게 노출되는 사람인 만큼 비난이나 제 부족함도 받아들이고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미소천사’라는 이미지는 고마운 동시에 때로는 다른 얼굴을 가리는 틀이 되기도 했다.

“세상에서 제일 감사한 별명이죠. 그런데 그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보니까 제 안의 다른 모습이나 연기자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스펙트럼이 잘 가려지는 아쉬움은 있었어요.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는 잔인하고 강한 역할도 많이 했고, 저는 그런 연기도 좋아해요.”

20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은 그는 이제 홀로서기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도 자신이 한때 놓쳤던 지점을 이야기한다. 무조건 더 많이 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무엇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일단 나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하는 것 같아요. 내가 가진 장점이 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요. 제가 그랬듯이 욕심내서 안 되는 걸 계속 하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리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Go Our Way’는 손호영이 지난 시간 끝에 얻은 깨달음에 가까운 노래다. 앞으로만 달리지 않아도 되고, 잠시 멈추거나 돌아가도 괜찮다는 것. 스스로에게 좀처럼 허락하지 못했던 문장을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도 건넨다.

“다른 미사여구 없이 그냥 ‘진짜 좋다’라는 말을 제일 듣고 싶어요. 이 노래를 듣고 많은 분들이 ‘아, 돌아가도 괜찮겠구나’ 하는 위로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제공 = 젬스톤이앤엠]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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