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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다시 한 번 기회를 잃었다. 의욕적으로 시작해 보기도 전에 뭔가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박경완(41, SK)의 올 겨울은 수난의 연속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SK는 17일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참여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선수들이 빠져 나간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피를 충원해야 한다”라는 이만수 SK 감독의 뜻대로 예년보다 조금 더 많은 선수들이 플로리다로 떠난다. 그러나 몇몇 선수들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박경완도 그 중 한 명이다.
손목 수술을 받은 이재원, 무릎이 좋지 않은 김강민은 어차피 캠프에 가도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없다. 명단에서 빠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박경완은 이야기가 다르다. 테스트에서 떨어졌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SK는 올해 들어 두 차례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 체중, 근육량, 체지방량을 측정했다. 박경완은 두 번 모두 이 기준에 미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4~5일에 첫 번째 측정을 실시했다. 개인별 기준에 미달된 선수들이 더러 있었다. 그래서 16~17일에 걸쳐 2차 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감독도 “2차 테스트 때는 모두 합격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박경완 최영필 전유수가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다. “테스트에서 합격하지 못하면 전지훈련에 데려가지 않겠다”라고 누차 공언한 이 감독은 박경완을 명단에서 지울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박경완은 국내에 남아 훈련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여러모로 타격이 크다. 우선 날씨가 문제다. 1월의 한국은 훈련을 하기에 부적합하다. 게다가 대규모 인원들이 함께 하는 스프링캠프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제한된 훈련 밖에 할 수 없다. 사실상 개인훈련이다. 2월 중순 시작되는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합류할 수 있지만 1월까지로 예정되어 있는 SK의 팀 플레이 숙지 훈련에서는 빠진다.
가장 큰 문제는 경쟁구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K는 포수진은 쟁쟁하다. 일단 지난해 포수 마스크를 번갈아가며 썼던 조인성 정상호가 이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유리한 고지를 점한 두 선수가 스프링캠프에서 이 감독과 함께 할 때 박경완은 시선 밖에서 외로이 분투해야 한다. 이재원도 부상 때문에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이미 큰 기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박경완과는 경우가 다르다.
박경완은 지난해 말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SK에서는 자리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길 바랐다. 그러나 SK는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이 감독도 “박경완은 팀에 필요한 존재다”라고 강조하며 전력 구상에 포함시킬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경쟁’이라는 전제가 붙었다. 그런데 그 ‘경쟁’의 기회를 잃은 박경완이다. 추워도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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