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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마운드에 도미니칸 바람이 분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선수 19명은 모두 투수로 짜여졌다. 국적을 보면 미국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고, 네덜란드와 캐나다가 1명씩 있다. 나머지 5명은 야구 강국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올해 마운드를 주름 잡을 만한 파워피치가 5명이나 있어 어느 때보다 강한 '도미니칸 열풍'이 일으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광속구 투수' LG 레다메스 리즈(30)다. 올해로 한국야구 3년차가 된 리즈는 기량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전반기에는 마무리 전환 여파로 고전했지만 후반기에는 강력한 선발로 돌아왔다. 특히 8월 이후 11경기에서 3승5패로 승운은 없었지만 평균자책점이 1.82에 불과했다. 9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했고 그 중 5경기가 7이닝 이상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였다. 몸쪽 코스를 과감하게 공략할 정도로 제구가 향상됐고, 슬라이더·스플리터도 위력적이었다. 올해가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는 투수다.
162km 광속구를 던진 리즈에는 뒤지지만 최고 157km 강속구를 뿌리는 한화 데니 바티스타(33)도 예사롭지 않다. 바티스타도 지난해 전반기에는 마무리로 실패하며 퇴출 위기에 몰렸지만, 후반기 선발 전환 이후 리그 정상급 선발로 탈바꿈했다. 후반기 10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했다.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하는 등 피안타율이 1할8푼9리밖에 되지 않았다. 1~2점에 대한 부담이 덜한 선발로 나서 심적 부담을 덜고 제구력이 안정됐다. 올해는 체인지업을 새롭게 장착하며 첫 풀타임 선발 시즌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KIA에 대체 외국인 투수로 들어온 헨리 소사(28)도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지난해 5월 말부터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23경기에서 9승8패 평균자책점 3.54로 역투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4차례의 완투를 작성한 그는 경기당 6.41이닝으로 이닝 소화능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23경기 중 17경기에를 퀄리티 스타트할 정도로 내용도 좋았다. 투구버릇과 퀵모션에서 약점도 드러냈지만 워낙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이를 상쇄하고 있다. 당초 우려한 제구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올해는 최소 10승을 기본으로 할 것이라는 기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2년을 뒤로 하고 두산으로 복귀한 켈빈 히메네스(33)도 도미니칸 열풍에 가세했다. 히메네스는 지난 2010년 27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두산 에이스로 활약했다. 구위도 좋지만 볼끝 변화가 많은 투심 패스트볼과 싱킹 패스트볼로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맞춰잡는데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 내야 수비력이 안정돼 있는 두산에서 더 위력을 떨칠 수 있는 타입. 지난 2년간 라쿠텐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야구 외적인 영향이 컸다. 몸 상태가 괜찮고, 한국야구 경험이 있는 만큼 활약이 기대된다.
여기에 새로운 얼굴로 아네우리 로드리게스(26)가 한국야구에 등장했다. 만 26세로 한국에 온 도미니카 투수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로드리게스는 휴스턴이 유망주로 키우고 있는 투수였지만 삼성의 제안을 받고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메이저리그 시절 평균 구속이 147km에 달할 정도로 빠른 공을 던지는 게 강점이다. 젊은피답게 열린 마음으로 귀기울이는 스타일로 직구 외에도 새로운 구종 연마를 위해 힘쓰고 있다. 어린 선수이기에 세심한 지도를 받는다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도미니카 선수들은 비시즌에도 꾸준히 교류를 가질 정도로 돈독한 유대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바티스타·리즈·소사는 비시즌에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이고, 로드리게스가 한국행을 결심한 데에도 소사의 조언이 있었다. 남다른 우애를 자랑하지만 그 안에서도 경쟁 심리가 분명 있다. 2013년 도미니카 5인방 중 누가 최고의 활약을 보일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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