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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최고, 최고였다".
일본프로야구 레전드 투수로 시대를 풍미한 한화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가 감탄했다. 연신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신인 투수 김민우(20)를 보고는 "일본에서도 보기 드물다"는 표현까지 쓰며 제자를 한껏 치켜세웠다. 그만큼 김민우의 프로 데뷔 첫 선발등판은 인상적이었다.
김민우는 25일 대전 삼성전에 프로 데뷔 첫 선발등판을 가졌다. 주축 투수들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난 한화는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김민우를 올렸다. 이에 김민우는 4⅔이닝 동안 볼넷 4개를 허용했을 뿐, 안타 없이 2탈삼진 1실점 위력투를 펼쳤다.
비록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 모자란 투구였지만 팀 타율 1위에 빛나는 선두 삼성을 맞아서도 두려움 없이 자기 공을 던졌다. 최고 146km 강속구와 최저 101km 커브의 조화는 놀라웠다. 느린 커브를 결정구로 쓸 만큼 담대한 투구. 슬라이더에 그동안 던지지 않고 감춰둔 포크볼까지 마음껏 구사했다.
경기 후 니시모토 코치는 김민우의 투구에 "최고, 최고였다"고 감탄사를 뱉은 뒤 "고교 졸업하고 프로 첫 선발이었다. 도중에 내려오기는 했지만 대단한 투구였다. 일본에도 이런 투수는 보기 드물다. 굉장한 투구를 했고, 다음 경기도 아마 선발로 쓰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0살 어린 조카뻘의 김민우와 배터리를 이룬 베테랑 조인성도 강한 인상을 받은 모습이었다. 그는 "아직 어린 신인이지만 마운드에서 대범하게 던지는 모습이 좋았다.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붙자고 한 것이 주효했다. 민우가 과감하게 던질 수 있었기 때문에 나 역시 몸쪽 사인을 두려움 없이 냈다. 바깥쪽 변화구로 커브를 써먹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인성은 5회초 선발승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내려가던 김민우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기도 했다. 조인성은 "오늘 경기가 팀에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경기였다"며 어쩔 수 없는 팀 사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승리는 하지 못했지만 홈런타자들이 많은 삼성 강타선을 상대로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압박했다는 점에서 민우에게도 상당히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자신의 20번째 생일날 처음 선발 마운드에 오른 김민우는 "경기 시작할 때 관중석에서 생일축하 노래가 들렸다. 이것 자체가 나에게는 생일선물이라 생각하고 더 잘 던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5회 마지막을 마무리하지 못해 아쉬웠다. 체력 보충해서 다음 경기에는 첫 승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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