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덴' 수많은 선택 끝에 남은 건, 나만의 길 [리뷰]

'이프덴' 수많은 선택 끝에 남은 건, 나만의 길 [리뷰]

2023.02.21. 오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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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선택이 모여 인생이 된다."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망설인다. 그리고 선택하지 않은 길을 뒤돌아보며 '만약에 그랬다면..' 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한 번의 선택으로 과연 삶이 바뀌고 운명이 달라질까?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뮤지컬 '이프덴'은 이혼 후 10여 년 만에 뉴욕에 돌아온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녀는 매 순간 ‘만약~하면(If)’과 ‘어떻게 될까(Then)’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선택에 따라 '리즈'와 '베스'로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사랑을 택한 리즈와 일에 더 집중했던 베스의 삶은 다른 엔딩을 맞이한다. 그러나 누구의 삶이 더 행복하고 가치 있었지는 아무도 속단할 수 없다.


인간의 한평생은 결과론으로 정의할 수 없는 하나의 우주와도 같다. 우주의 탄생과 소멸은 거스를 수 없는 운명. 고심 끝에 도달한 선택의 길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돌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남은 방법은 전진뿐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쌓여 인생이 된다. 스스로 초라해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꽤 괜찮은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관객은 엘리자베스의 두 삶을 통해 선택 끝에 완성된 인생을 목격하고 간단하고도 위대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만약 당신의 삶에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작품은 어떤 선택에도 희로애락은 존재하며, 평생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은 마치 오르락내리락 하는 롤러코스터처럼 굴곡을 그리는데, 중요한 건 지금을 즐기고 견뎌내는 마음이다.


엘리자베스 역 박혜나는 주체적인 커리어우먼부터 결혼 후 현실에 힘겨워하는 여성의 모습까지 폭넓게 표현하며 공감대를 높였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린 목소리로 '하나의 길이 끝나는 곳에 또 하나의 길이 시작된다'는 희망의 노래로 묵직한 위로를 선사한다.



'이프덴'은 '넥스트 투 노멀'로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석권한 브라이언 요키와 톰 킷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여 만든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에서 400회 이상 정규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 이번 초연에는 성종완 연출과 구소영 음악감독, 이현정 안무감독 등이 참여했다. 조수현 무대·영상 디자이너는 뉴욕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무대로 몰입도를 높였다.


관객은 조명 색깔과 소품을 통해 리즈와 베스를 구분할 수 있다. 시간 강사 리즈는 노란색 조명, 뉴욕 도시계획국 부국장으로 안경을 착용한 베스는 블루색 조명이다. 공백 없는 변신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가지 이야기에 금세 빠져들게 된다.


선택의 끝에는 정답이 아닌 나만의 길이 있다. 눈물과 땀 방울마저 찬란하게 빛나던 치열했던 시간들은 현재의 나를 완성한다. 삶의 변화와 사랑, 운명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뮤지컬 '이프덴'에는 박혜나를 비롯해 정선아-유리아, 에녹-송원근, 조형균-신성민-윤소호 등이 출연한다. 오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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