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주역들이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제74회 에미상 6관왕을 차지한 '오징어 게임' 팀은 12일 오후(LA 현지시간) JW메리어트 LA에서 열린 프레스 간담회를 열고 황동혁 감독, 오영수,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황동혁 감독, 김지연 사이런픽쳐스 대표가 참석해 소회를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4일 열린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4관왕을 차지하고, 12일 열린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감독상,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등 2개 트로피를 추가했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을 만난 이후 1년 동안 좋은 추억 많이 쌓고, 황동혁 감독님, 이정재 선배님이 상을 받아 돌아갈 수 있어 진심으로 좋은 추억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님, 김지영 대표님, 한국 넷플릭스 관계자분, 배우 스태프들이 굉장히 열심히 했다는 표현보다 더 맞는표현이 뭘까 생각해봤다. 나름대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드리려 노력을 했고, 감독님과 김지연 대표님이 준비한 시나리오와 프로덕션 과정이 너무나도 훌륭했고, 훌륭한 세트장 안에서 한껏 연기를 생동감있게 할 수 있었다. 이런 훌륭한 제작 준비 과정과 우리가 연기했돈 모습을 많은 시청자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수는 "귀중한 자리에 올 수 있는 것만으로 상을 받은 것 같다. 선배님, 좋은 배우들, 황동혁 감독님, 김지연 대표님 등 1년 동안 수고해준 분들이 있어 여기 온 것 같다. 긴 시간동안 여러 시상식을 다니며 굉장히 큰 자부심을 느꼈다. 저희가 만든 귀중한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귀중하게 보여진 것 같다. 한국 문화 자체가 역사가 되는 순간 함께 있는 것 또한 저에게 감사하다. 많은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으며,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이라는 것을 통해 우리의 문화 수준이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 오늘과 같은 자리가 이뤄진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고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제작자인 김지연 대표는 "처음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을 때는 '외국 사람들도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생각했엇는데 생각 이상으로 이 자리까지 온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전 세계 관객이 사랑해주신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고, 오늘밤이 굉장히 꿈꾸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응원 보내주셨고, 넷플릭스 식구들, 배우들, 모든 관계자들이 이 자리 오기까지 많은 수고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감독상의 주인공 황동혁 감독은 "나온 지 거의 1년이 됐다. 지난 추석에 공개됐다. 믿을 수 없는 일들이 1년 사이 저희에게 일어났다. 잊을 수 없는 한해가 됐다. 피날레가 이곳 에미에서 이뤄진 것 같아 뜻깊은 하루였다. 길고 힘든 하루였는데, '여기 온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얘기하지만 빈손으로 돌아가면 씁쓸해지기 마련인데 트로피를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어 너무 행복한 밤이다"라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에미상을 받게 된 이정재는 이 자리에서 추가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여기 와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비영어권 콘텐츠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관객에게 사랑을 받았느냐이다. 특히 이런 시상식 기간에는 비영어권 연기로 주연상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며 "오늘 이 상을 받고 또 그 질문을 받았는데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게 아닌 여러 방법이 있다. 그중 언어가 다른 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오징어 게임' 수상으로 증명된 것 같다'고 답했다. 우리가 이야기와 주제를 소통하는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통하기만 하면 메시지와 주제를 전달하는 과정은 연출적으로, 연기적으로 많다. 그 주제가 많은 이들과 공감하는 것이 중요한데 '오징어 게임'이 그것을 이룬 것 같아 훨씬 더 기쁘다"고 밝혔다.
수상 소감에서 시즌2 제작을 언급한 황동혁 감독은 "영어권이 아닌 첫 비영어권 시리즈로 이런 기회가 생겼는데, 이 문을 열어준 것을 다시 닫지 않길 바란다"며 "인터내셔널 에미가 따로 있는데 굳이 '오징어 게임'을 프라임타임에 후보로 올린 것은 글로벌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고, 그것이 잘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이 신드롬급 인기를 얻으며 에미상의 문턱까지 넘어선 이유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세계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을 많이 사용했다. 마스크에도 기본적 도형을 넣었고, 한국 게임을 고르고 배치할 때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을, 설명을 하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을 넣으려고 했다. 그런 것들이 이해를 얻기 쉬웠던 것 같다"며 "점점 커지고 있는 빈부격차, 경쟁사회, 능력주의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고, 모두가 공감하기 쉬운 문제여서 많은 사람들이 감정 이입을 해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지연 대표는 "어떻게 보면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0년 전 이 얘기를 가지고 만났을 때는 '터무니없다. 비현실적이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 와서는 사람들에게 와닿는 이야기가 된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좋게 변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인정한다 하더라고 시즌1 마지막 성기훈의 대사처럼 최후의 인간성이라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더 큰 울림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전했다.
60년 넘게 오랜 연기 생활을 해온 오영수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게 된 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골든글로브 때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면서 "얼마 전 교민에게 그런 얘기를 들었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교민들이 위상이 전과는 다르게 많이 높아졌다고 하더라.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가 교민들에게 그런 인식을 주고 있구나 생각했다. 우리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문화와 경제가 같은 반열에서 움직이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2로 작품상을 받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번번이 '석세션'에 밀렸는데, 시즌2로 작품상을 받고 싶고, 다같이 무대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하며 "좋은 시즌으로 돌아와서, 이게 마지막 에미가 아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시즌2에 대해 "많은 것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한창 쓰는 중이고, (시즌1과) 차이라면 성기훈이 시즌1에서는 실수도 많이 하고 순진무구한, 아이 같은 면이 많은데 시즌2에서는 시즌1 마지막에 보셨듯이 진중하고, 심각하고, 일을 벌일 듯한 무거운 인물로 돌아온다"고 귀띔했다. 이어 "시즌1과는 다른 많은 게임들이 등장한다. 기대해 주시고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재는 스타워즈 시리즈 출연설에 대해 "극비라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비행기 타고 오던 중 LA에서 기사가 먼저 나와서 놀랐다"며 "계속 이야기만 있는 중이고, 조금 더 기다려 주시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넷플릭스,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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